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이정환입니다.
이번 글은 블로그 완성 이후 두 번째로 작성하는 글 입니다.
먼저 제 지난번 글에 보여주신 많은 관심과 응원 너무 감사합니다 🙏
정말 두서없이 글을 쓰고 트위터에 딱 한번 공유 했을 뿐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주시는 관심과 응원이 헛되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지식 공유🔥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시리즈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글을 통해 제 인생을 한번 돌아보려 합니다.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 온 사람이냐”
“커리어가 일반적이지 않다”
등등의 독특한 질문을 자주 받거든요
그래서 글로 정리해놓고 질문 주시는 분들께 잘 전달해드리려고 합니다 😃
세세한 사건들 까지는 다루기 어렵겠지만
대학 생활, 첫 프로덕트 런칭, 창업 결정, 지식공유 시작, 집필, 창업 실패
요런 큼직한 과정들을 하나씩 다뤄보려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딱 창업을 결정 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뤄보겠습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대학 시절 : 설명은 언제나 즐거워
어렸을 때 부터 누군가에게 지식이나 정보를 잘 정리해서 설명하는 걸 참 좋아했습니다.
내 설명을 들은 상대방의 표정이나 말투 몸짓에서
잘 이해 되었다는, 너무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면
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했습니다 (좀 변태 같나요?)
대학생 때의 일화를 좀 이야기 해드리고 싶은데요
저는 대학생 때 (컴퓨터 공학 전공)
학생들 끼리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학회’ 라는 단체에 들어갔습니다.
이 학회라는 단체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프로그래밍을 알려주고
프로그래밍 대회나 MT 같은 단합 행사도 가끔 하는 그런 단체입니다.
(군기는 없습니다. 오히려 15학번과 10학번이 말까는 분위기 였습니다)
학회에서는 학생들끼리 모여 특정 과목을 함께 공부하는 소규모 클래스를 만듭니다.
이 소규모 클래스를 스터디라고 불렀는데요 이 스터디를 이끄는 사람을
스터디 장(사실상 강사)이라 또 불렀습니다. 복잡하죠?
이렇게 스터디를 개설하면 사람들이 신청해 스터디가 만들어집니다.
그럼 스터디 장은 매주 1~2일 정도 스터디원들을 강의실에 모아
1시간에서 3시간 사이의 실시간 강의를 합니다.
무료로 합니다. 질문도 다 받아줍니다.
(끝나고 술도 먹습니다)
저는 이 학회에서 약 3년간 스터디장을 했습니다.
또 3학년 때에는 그간의 저의 지식공유를 좋아해주신 학회원분들이 저를 회장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학회의 회장이 되니 더 많은 지식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임기 1년간 정말 몸을 불살라 지식을 공유 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대략 이런 지식들을 공유 했었습니다.
- C / C++
- Python
- Java / 객체 지향
- 자료구조 및 알고리즘
- C# / WPF
강의 형태의 지식 공유 말고도 ‘학술제’ 라는 대회도 열었습니다.
학술제는 재미있는 1학년도 참여할 수 있는 OX 퀴즈 부터
3, 4학년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공모전까지 매우 재미있는 대회입니다.
또 교내 알고리즘 동아리와 함께 교내 PS(Problem Solve) 대회를 열었습니다.
‘백준 알고리즘 저지(BOJ)’와 함께 했는데 욕심이 많아서 운영을 그닥 잘 해내지는 못했습니다.


아래는 당시 제가 대회에 출제한 문제입니다.
나름 어렵게 냈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쉽게 푸시더군요
졸업 직전 : 한국판 스택오버플로우 ‘DEVSTU’ 를 만들다
그렇게 온갖 활동을 하다보니 4학년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4학년 때 더 많은 후배들에게 지식 공유를 하려고 했었는데…
코로나가 빵! 하고 터졌습니다. (2020)
학교는 문을 굳게 걸어 잠구고 온라인 수업으로 모드를 전환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학생들은 강의실에 모이지 않게 되었고
강의실, 회의실, 카페에 모여 함께 공부하는 대신에
집에서 책으로 또는 온라인 강의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줌으로 스터디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학교는 제 무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함께 학창시절을 보내던 3명의 영혼의 파트너들을 모았습니다.
“학교를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자”라는 비전을 공유 했고
비전에 공감한 동료들과 함께 DEVSTU라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DEVSTU는 Developer + Student 라는 뜻으로
개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한국판 스택오버플로우입니다.
React, Express, Spring Boot로 만들었습니다. (이때 리액트 처음 사용 해 봄)


오픈 직후 사람들이 DEVSTU에 질문을 올리면 최대 하루 이내에 모두 답변을 달았습니다.
누군가 제가 잘 모르는 질문을 올리면 멤버 모두가 함께 공부해서 답변을 달았습니다.
그래도 안될 것 같으면 현업에 계신 선배님께 답변을 달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개발할 때는 아는게 없어서 좀 힘들었습니다.
아는 것도 없고, 배울 사람도 없고,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도 잘 몰랐거든요
모든 학습을 공식문서와 서적에 의존해가며
하루에 2~3시간 자면서 4개월 만에 겨우 겨우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웃기거나 섬뜩한 해프닝들이 꽤 많은데 몇가지만 이야기 해 보자면 …
프로덕션 런칭 직전에 DEVSTU는 몽고 디비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보안 설정을 잘 못 해두었는지
몽고디비 테스트 데이터가 전부 암호화 된 적이 있습니다.
런칭 이후라면 최악의 끔찍한 상황이었겠지만 다행히 런칭 이전이었답니다 …😨
또 AWS 인스턴스를 ‘중지(Stop)’ 해야 하는데 ‘종료(Terminate)’ 시킨 경험도 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gql을 이용해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통신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gql에 대한 소양이 많이 부족해 원하는 기능을 제대로 개발하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그냥 하루만에 모든 gql 통신을 REST로 전환했습니다. (굳이 … ?)
당시 웹 클라이언트를 리액트로 개발했는데요
커뮤니티 사이트가 될 건데 SSR은 신경도 안쓰고 개발하다보니
(심지어 SSR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SEO 관련 문제가 많이 생겨서 골머리 앓던 약 7일간의 밤낮도 떠오릅니다.
그래서 React SSR도 시도해보고
사이트맵을 부랴부랴 Express로 만든 경험도 있습니다.
개발 당시에 정말 돈이 없었습니다 …
멤버들은 다들 용돈 받고 알바뛰는 학생이였고
심지어 서비스가 돈을 어떻게 버는지도 몰랐습니다. (물론 이건 지금도 잘 모릅니다)
그러다보니 사무실도 없어 노량진의 저렴한 카페에 거의 매일 모여 작업했고
삘 꽃혀서 더 개발하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면 맥도날드로 달려가 밤새 감자튀김을 먹으며 개발했습니다.
서버 비용은 프리티어 계정을 매달 돌려썼고
나중에는 커피 사 먹을 돈도 없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에 손발이 덜덜 떨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행복했습니다.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 속에서 즐겁게 대화하고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서로 도움을 받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멤버들과 이제 돈만 벌 수 있다면 이거 평생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공유 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 DEVSTU 처럼
우리가 그리고 사용자가 행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꾸준히 디벨롭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긴 고민 없이 바로 창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021년 저희는 창업을 결정하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창업부터 지식공유자 데뷔까지의 과정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오늘 정리해 볼 제 인생 기록은 여기까지 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